물고기에게 배우다맹문재 지음 / 실천문학사
반듯한 지식인. 그것말고는 설명할 수 없는 그분, 맹문재 시인, 교수님!
지난 해 한 학기 전공과목 선생님으로 다가와 많은 걸 깨닫게 해주신, 언제나 지식인이 되고자 노력하는 분이라고 여겨졌다.
맹문재 시인의 시를 읽으면 삶에 있어서 시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일근의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어쨌든 위의 저 제목은 맹문재 시인의 다음 내가 소개하는 시에 맹문재 시인 본인이 주석을 달은 부분을 인용했음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식성에 대하여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은 먹어도
짬뽕은 절대 먹지 않던 어린 날 식성이
바뀐 지 오래
식성이 뒤바뀌거나
둘 다 먹지 않게 된 것이 아니라
모두 먹는 것이다
일찍 일어나 마당을 쓸면 복이 든다고 믿고
짜장면만 먹던 때
지나
나는 무단횡단으로 벌금을 문 적이 있다
그러나 벌금은 내게 길을 주지 않았다
나는 청춘의 규율로 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그러나 정년이 보장되지 않았다
나는 논문을 써 선거권을 쥐었다
그러나 나의 권리를 소문마저 비웃었다
텔레비전 뉴스가 은하수만큼이나 쏟아져 내리는
쓸쓸한 중국집
나는 짬뽕 국물까지 마신다
마당을 쓸던 빗자루를 던져두고
텔레비전 앞에서
바뀐 식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저녁 나의 식성은 나의 것이 아니다



덧글
와니 2005/01/02 20:33 # 삭제 답글
저도 다들 짜장면이라고 말하는데 괜히 자장면이라고 읽게하는게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표준말 바꿀때가 아닌가합니다~~간이역 2005/01/04 04:09 # 답글
와니// 네, 자장면이라고 하는 게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성우들이나 아나운서들이 또 자장면이라고 발음하는 것도요. 우리말의 된 소리 현상이 많아지는게 갈 수록 악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이런 건 괜찮은 것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