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광고하다강창래 외 지음 / 알마
이 책은 강창래가 인터뷰어가 되어 박웅현 ECD에게 질문하는 형식의 책이다. 그런데 ECD가 무엇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 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ECD에 대해서 잘 몰랐다. ECD는 크리에티브 디렉터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CEO라고 하는 그 영어의 약자에도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박웅현은 어떤 사람일까. 그의 이름 석자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그가 만든 광고는 누군가 말만 하면 '아! 그 광고' 할 정도로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광고들이었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KTF적인 생각 중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에 도전한다' 라는것이 있으며 SK텔레콤에 '현대생활백서' 그리고 SK계열사의 '생각이 에너지다'라는 광고 역시 그의 작품이다.
그뿐인가 SK 브로드밴드 광고와 e편한 세상 '진심이 짓는다'편도 그가 만든 광고였다.
그러고 보니 그의 광고를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듯하다. 그의 광고는 사람을 담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담고 있다. 그의 광고에는 감성이 담겨져 있다. 그게 박웅현의 광고다. 이런 박웅현도 입사한지 3년 동안은 직장 동료들에게 왕따아닌 왕따를 당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의 말로는 너무 고지식하고 딱딱함이 몸에 배어있어 그랬다고는 하지만 지금으로는 상상이 되지 않는 풍경이다.
강창래 저자는 박웅현은 '보보'라고 굳이 지칭했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이 책의 수식 그대로 가져와야 하지 않을 까 싶다. 따라서 박웅현은 보보이기 보다는 '인문학 소양이 넘치는 광고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올바른 평가가 아닌가 싶다.
그의 광고에서만 느껴지는 시적인 느낌, 그리고 오랫동안 남는 이야기. 그는 어디서 그런 영감을 얻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책이라고 그는 답변한다. 물론 그가 읽는 것은 넓은 범위의 '책'이다. 그는 삶을 읽는다고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메모한다. 바로 그런 습관 때문에 그의 광고가 진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광고가 가장 천대받는 미디어라고 하지만 그동안의 광고가 자행해 왔던 것을 볼때 그런 취급을 받아도 억울해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유이가 선전한 '처음처럼' 광고도 천대받아도 싼 광고다. 하지만 그런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 박웅현 같은 광고제작자가 있다면 우리가 보는 광고들도 품격이 있는 미디어가 되지 않을 까 싶다. 그것이 박웅현이 느끼고 생각하고 만든 광고를 내가 사랑하는 이유다.



덧글
초하(初夏) 2009/10/06 00:13 # 삭제 답글
잘 지내시는 듯 합니다. 한가위도 잘 보내셨지요?그동안 진행해 온 '제1차 공동기부' 책나눔 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안내해 드립니다.
멋진 한 주 엮어가시길 바랍니다~~
간이역 2009/10/07 00:13 #
아..감사합니다. 네 한가위도 잘 보냈습니다.요새는 정신이 없어서요. 답방문도 좀 늦게 가네요. ^^ 이해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