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는 대목으로 이 락 뮤지컬에서 인질역을 맡은 배우가 '유한 킴벌리' 휴지에게 말을 한다. 이 대사가 '스노우드롭'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희망을 뜻하는 스노우드롭, 이게 핵심이었다.
루시퍼 일당들은 인터넷에서 만난 은행털이범이다. 그리고 그들은 저마다의 목적으로 모이게 된다. 궁극적인 것은 은행털이지만 그 돈을 쓰는 목적이 달랐기에 이들은 지하 아지트에서 모여 사는 게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루시퍼의 통제로 슈바이처, 헛다리, 오마담, 스마일 그리고 인질까지 일주일간 그 지하 아지트에서 적응을 하게 된다.
저마다의 목적은 무엇일까. 도대체 왜 이들은 은행강도 짓까지 해야 했을까. 그것이 궁금했다. 그리고 더 이상한 건 인질은 이 붙잡혀 있는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마치 신나는 모험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인질이 너무 순진한 얼굴과 맑은 목소리를 내기에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들이 밝히는 사연은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없는 거였다. 루시퍼는 돈 때문에 사랑을 잃은 남자였다. 그 놈의 돈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던 첫사랑과 헤어져야 했던 남자였기에 은행강도가 되었던 것이다. 스마일은 학력위조로 인해 대학교 교수에서 짤리고 갈데 없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이 은행강도 팀에서 우두머리인 루시퍼를 사랑하게 된다. 어쩌면 스마일은 루시퍼를 만나기 위해 이 집단에 들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사투리를 쓰면서 가끔 억센 부분을 보여줬지만 강도짓을 할만큼 사회에 억울한 일을 당한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학력 위조 때문에 강도가 되었다는 것은 조금은 억지가 아닌가 싶었다. 어쨌든 그런 저런 일들 때문에 루시퍼와 스마일은 어떤 만남이 있었던 것 같다.
루시퍼의 12년 동창인 오마담은 등장부터가 남달랐는데 처음에는 여성인줄 알았다. 운동을 너문 열심히 한 무용수라고 생각했는데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서 남자라는 것을 알았다. 여성이 되고 싶은 그는 강도짓을 하여 그 돈으로 진짜 여성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마담은 루시퍼가 자신을 알아봐 주길 바랐다. 아니 루시퍼가 꼭 아니어도 괜찮았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사랑은 언제나 외길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오마담을 이해한 건 슈바이처였다.
여기서는 슈퍼돼지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끝끝내 슈바이처로 불리길 바랐던 그는 말로는 싸움꾼이라고 하지만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고 도박왕이 되고 싶어하는 한심한 면도 있었다. 일확천금에 미쳐있지만 오마담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도 그 지겨운 지하 아지트 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사채 빚으로 할머니 수술비를 대었던 헛다리의 꿈은 그 사채 빚을 다 갚고 나이트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할머니를 잘 모시고 싶은 게 그의 희망이었다. 이 극에서 제일 무시받는 캐릭터지만 어쩐지 무시할 수 없는 불쌍함이 묻어났다. 인질도 헛다리를 무시하고 있어서 조금은 안쓰러웠다.
어쨌든 다시 돌아가면 이런 저마다의 꿈과 희망이 있지만 결국 마지막 날 경찰들이 아지트 쪽으로 몰려오면서 이들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흥분한 헛다리가 인질을 죽이려고 하지만 루시퍼의 통제로 다행히 죽음까지는 가지 않았다.
인질은 그때 자신이 얼마 있다 죽을 운명이라며 이 루시퍼 일당들에게 밝히게 된다. 그리고 이들에게 교훈을 준다. 나는 죽음이 기다리지만 당신들은 벌을 받고도 다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자수를 하든 도망을 가든 당신들의 몫이지만 이 돈을 갖고 벌벌 떨며 사느니 차라리 벌을 받고 나와 새로운 삶을 사는게 어떠냐는 말을 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위 스노우드롭의 꽃말과 이어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루시퍼 일당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여기까지 쓰겠다. 나는 인질의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 헛다리 말처럼 그럼, 이들은 왜 은행강도가 된 것인가. 이 뮤지컬은 오마담의 활약 때문에, 또 슈바이처와 헛다리 그리고 인질로 이루어진 삼인의 몸개그 때문에, 그리고 루시퍼와 스마일의 사랑때문에 웃기고 심각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공연장에서 나오면서 생각해 본다. 내게 있어 '스노우드롭'은 무엇인지, 그런 고민을 오랜만에 해보았다. 아마도 이 고민의 대답은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루시퍼 일당이 내린 결정이 공감은 가지 않지만 그 자체만은 존중 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내 '스노우드롭'을 찾기 위해 오늘도 꿈을 꿀 것이다.
다음은 공연장 약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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