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정치학타일러 콜만 지음, 김종돈 옮김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이 책은 프랑스에서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또 지금도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에 대한 것과 미국에 어떻게 와인이 자리잡게 되었는지에 대한 역사와 와인이 어떤 방법으로 우리의 식탁에까지 오는지에 관한 과정에 대해 저술되어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어떤 입김에 대해 속속들히 들춰내고 있다.
보통 와인은 프랑스의 경우는 대량생산을 하지 않았고 미국의 경우가 '와인생산'이라는 수식어를 쓸 정도로 대랴생산에 유독 목숨을 건다고 이 책은 진술되어 있다. 그래서 프랑스의 경우는 고가의 와인에는 전통적이고 고급적인 마케팅을 해도 들어 맞지만 비교적 가격이 싸고 서민이 자주 마시는 합리적인 와인의 경우는 그런 전통적인 마케팅이 들어맞지 않았다고 한다. 서민들의 경우는 자신들의 입맛이 아니라 이런 마케팅을 보고 고르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에 프랑스의 와인제조자들은 거드름을 피우며 다음과 같은 말들을 하고 다녔다 한다.
"우리는 소비자들을 위해 와인을 만들지 않아요, 다만 소비자들이 우리가 만든 와인을 좋아하는 것 뿐이죠."
미국의 경우는 금주령 대문에 프랑스처럼 자유롭게 와인을 만드는게 어려웠고 설사 만든다고 해도 풍부한 맛을 내는 와인이 아니라 달고 쓴 와인을 초기에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런 와인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와인에 대해 미국인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도 있었지만 제도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가령 포도나무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도 프랑스의 경우는 정부적인 차원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는데 미국의 경우는 개인 사업자가 스스로 이겨내야 했으니 와인에 대한 질적문제에서 프랑스와 엄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와인라벨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그 대답은 바로 와인은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통해서 보면 많은 국가가 원산지 표시를 잘 안 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의 와인이라는 것만으로 그 맛을 결정하려는 것이 우리들 머릿속에 이미 자리 잡혀 있기 때문이다. 원산지 표시가 정치적이라는 말은 베그스토퍼 몬다비라는 양조장 주인의 다음말을 인용했다.
"원산지제도 전체는 너무나 정치적입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이라는 얘기입니다. 지리적 특징과 포도 지배의 특징에 기초를 두어야 합니다만, 전혀 그렇질 않아요. 정치적일 뿐입니다."
결국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지역, 어느 환경, 또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졌는가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와인라벨에 있는 'made in france'만 보고 '프랑스에서 만들었으니 좋은 거겠지' 라는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 버리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대량 생산 와인 제조업자들이 환경운동가들에 의해 몇 몇은 '생태지속적인 방법'으로 와인을 제조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었는데 소물리에나 와인 시음을 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에는 기존의 '기계의 맛'을 내는 와인들과 큰 차이를 내는 맛이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평가도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그건 '좋은 와인'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누가 당신의 와인을 결정하는 가' 라는 대목인데 여기서는 전문가 파커의 예시가 나온다. 그리고 그 파커의 입김은 와인 전문가들이라면 무시할 수 없는 거라고 진술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와인을 좋아한다면 꼭 무슨 와인이 좋다를 전문가의 말을 들으면서 즐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와인의 새로운 정보는 그런 전문가에게서 배울 수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과 자신의 식탁에 어울리는 와인은 그런 전문가가 추천하는 와인과는 다를 수도 있고 또 내 입맛은 그런 전문가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인, 타일러 콜만은 당신의 와인은 당신의 입맛으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와인이 생산자의 입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와인 제조업을 하는 이들이 각 나라마다 있어야 하고 그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 기본적인 핵심은 생산자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다른 지역들의 이 모든 다양성과 토종 포도 품종과 떼루아에 대한 재발견은 소비자들이 지역의 소매점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위 대목처럼 이제 와인은 소비자가 결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는 와인은 만들어 질 수 없다. 따라서 누군가의 추천이 아니라 자신의 맛을 존중하며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묻고 싶다. 당신의 식탁에서 마시는 와인은 원산지를 보고 고른 것인가, 아니면 당신의 입맛을 존중하며 고른 와인인가
와인 라벨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파헤쳐 당신만의 와인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덧글
레이먼 2009/07/10 15:16 # 삭제 답글
위의 글 중에서 '일반화의 오류'라는 단어를 발견하고서는제가 리뷰를 작성하는 내내 찾아 헤매였던 바로 그 단어였구나 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간이역 2009/07/10 16:56 #
감사합니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읽기에는 약간 좀 버겁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저도 잘 모르기 때문에 약간 버겁기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