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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내게 희망을 심어 준 그녀는 어디에 있나 by 간이역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아주 작고 얇은 '샘터'를 군대에서 읽었던 추억이 내게도 있다. 그리고 그 샘터에서 유독 내게 희망을 주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장영희'. 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군에서 잘 버텼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 그녀의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으로 다시 그녀와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마무리가 되어 출판이 된 지금 그녀는 어디에 있나. 그녀가 꿈꿨던 삶은 어떤 곳이었을까. 그녀가 남기고 간 이 책에서 그걸 살펴 볼 수 있다.

나는 그녀가 그녀의 '어머니의 노래'에서 처럼 '뼈만 성하면 산다'는 것을 모토로 삼고 살았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장애에 암까지 있었던 그녀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가졌던 것은 그래도 온전한 몸이 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교단에 설 수 있었던 것도 그녀를 지탱하게 한 힘이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녀의 책 제목으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잘 지어진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제자가 삶에서 '화장실 가고 먹고 걷는 것'이 제일 행복이고 보너스고 대박이라고 영작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것을 쓴 이유는 그녀가 몸이 아프고 불편한 이유도 있겠지만 모든이에게 보편적인 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썼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그 제자가 자신보다 더 나은, 청출어람이라고 했다. 청출어람까지는 모르지만 나 역시 그 제자의 말에 동의한다. 내가 오늘도 살 수 있다는 것에, 그리고 몸이 성한 것에, 또 마음을 곱게 쓸 수 있는 환경이 내 곁에 있다는 그 모든 걸 나는 고마워 해야 하고 행복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故 장영희 선생은 그 점을 내게 알려주었다.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진짜 슈퍼맨' 일화에서 그녀의 친구와 슈퍼맨 역할을 맡았던 그 유명 배우 대신에 자신이 앞으로 '진짜 슈퍼맨'이 되어 약한자들에게 용기를 주겠다고 작성한 대목에서 가슴이 먹먹했다.

그렇게 그녀는 내게 희망을 주고, 내게 선물같이 이 책을 주고 떠났다. 그녀의 말처럼 '내일봐요'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쉽게 전하겠지만 이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아니 어쩌면 그녀를 기억하는 것이 그녀에 대한 내 작은 보답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원했듯 '내가 살아 보니까 그때 장영희 말이 맞더라"라고 말하는 그 모든 순간이 그녀를 위한 내 작은 배려가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덮고 내가 기억하는 마종기 시인의 '기적'이 떠올랐다. 기적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추운 밤 참아낸 여명을 지켜보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소리를 들으면
하루의 모든 시작은 기적이로구나.

지난날 나를 지켜준 마지막 별자리.
환해오는 하늘 향해 먼 길 떠날 때
누구는 하고 싶었던 말 다하고 가리
또 보세, 그래, 이런 거야, 잠시 만나고-

길든 개울물 소리 흐려지는 방향에서
안개의 혼들이 기지개 켜며 깨어나고
작고 여린 무지개 몇 개씩 골라
이 아침이 두 손을 씻어주고 있다.

마종기 시인의 '기적'을 올리면서 故 장영희 선생이 남들의 행복을 위해 글을 쓰기 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좀 더 노력했다면 어땠을 까 하는 연민이 생긴다. 그렇지만 나 역시 그녀처럼 희망을 남에게 주는 삶을 살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오늘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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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故 장영희 씨가 남긴 희망 2009/06/25 2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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