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힘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출판사
저자 김상중의 짧은 약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50년 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에서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났다. 청년 시절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고, 1972년 한국 방문을 계기로 "나는 해방되었다"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로이 인식하였다. 이후 일본 이름을 벌고 '강상중'이라는 본명을 쓰기 시작했다.
독일 뉘른베르크 대학에서 정치학과 정치사상사를 전공했다. 1998년재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도쿄 대학 정교수가 되었고, 일본 근대화 과정과 전후 일보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일본 지식인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도쿄 대학 정보학연구소 교술 재직 중이다.
위 사항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는 재일 교포 2세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경계인으로서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 또 일본만이 아닌 한국에게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제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경청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그의 어법은 딱딱하지도 그렇다고 따분하지도 않다.
번역이 잘 되어있기 때문인지 원본을 읽듯 문장이 어색한 부분이 별로 없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자는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이하 두 사상가)의 문학적 세계와 사회학을 통해 '고민'의 문제를 이끌고 있다. 일상의 소소한 문제인 사랑 그리고 돈에 대한 문제서부터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나'는 누구인가와 '왜 죽어서는 안 되는가' 그리고 '청춘의 의미'
또 '늙는 다는 것의 의미'를 저자는 위의 두 인물의 문학세계와 철학사상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어려울 것 같지만 나쓰메 소세키하면 '명암'에서 이미 접했던 작가였기에 그리 낯설지 않았다. 막스 베버도 문예사조사라는 전공에서 배웠던 리얼리티 사상가들 중 한 명이였기에 저자의 예시들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때문에 옮긴이의 수고도 수고였겠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들이 어느 정도 있었기에 그의 글이 쉽게 느껴졌던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 두 사상가의 시대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걸쳐 있듯 우리의 세계도 20세기 말부터 21세기에 걸쳐 있어 곡 100년을 주기로 나타나는 사회 현상들이 같다고 말을 하고 있다. 그래서 위 사상가들의 사상을 예시로 들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가령 예를 들면 사회적인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이런 무력감과 또 경제적인 불황이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똑같다는 것이다.
바로 그 시기에 두 사상가들은 시대에 휩쓸려 가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똑바로 보려고 노력했음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명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그리 따뜻한 것은 아니었다. 졸부에 대한(위 사상가의 시대는 졸부들이 많았던 시대였기에 사회가 폐단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자식이 부모의 재산에 기대어 사는 것을 나쓰메 소세키는 굉장히 경계하고 있었기에 녹녹치 않았던 것이다. 그건 막스 베버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막스 베버는 지주의 아들이라는 점이 좀 특이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는 평생을 월급을 받으며 살았던 사람이었기에 졸부에 대한 시선이 삐딱했다고 한다.
청빈에 대한 문제와 돈은 왜 버는 가 그리고 일을 왜 해야만 하는가에서 저자는 바로 위의 예시를 들으며 일을 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것은 바로 '타인을 위한 배려'라는 것이다. 그런데 '타인을 배려'라는 행위는 결국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위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주제는 한가지로 통하게 된다. 바로 '내 삶에 주인이 되는 법'으로 말이다.
내 삶에 주인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성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좀더 세밀하게 진중하게, 철저하게 ,'뻔뻔하게' 알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여기서 던지고 있는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에 소거되는 주제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기타 8개의 주제들(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제대로 안다는 것이 무엇일까?, 청춘은 아름다운가?,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왜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 늙어서 '최강'이 되라)은 이 첫 번째 주제인 '나'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준비운동이다.
2004년 3월 쯤에 작성한 포스트가 있다. 그때 나 역시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지금도 끊임없이 하고 있지만 그때가 더 치열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나'와 '우리'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접근해 나갔던 포스트였다.
이처럼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은 지난 날의 내 모습과 또 오늘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내 모습까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러면서도 무슨 거창한 철학서가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로 이뤄져 있다. 그것은 아마도 독자들이 스스로 그들의 삶에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저자가 독자들에게 배려한 덕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마치려고 한다.
책을 구입하려는 분들이 계신다면 먼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과 막스 베버의 사상에 관한 배경 지식을 쌓고 접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그런 배경 지식이 있어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저자가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는 있지만 자기 스스로 느껴보는 것과는 또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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