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마종기 지음 / 문학과지성사
사람이 죽는 순간 21그램의 몸무게가 줄어든단다. 무거운 어른도 마
른 여자도 똑같이 동전 다섯 개의 무게가 죽은 그 순간에 줄어들고, 영
화에서는 그것을 사랑의 무게라고 했다. 살아 있을 때는 사랑할 수 있
지만 죽으면 사랑은 딴 사람에게 가버린다. 그러면 그 21그램은 생명
의 무게도 될까. 죽는 순간에 몸을 떠나는 생명, 몸을 떠나는 무게. 옆
에서 누가 중얼거렸다. 그것은 영혼의 무게다. 몸이 죽으면 살아 있던
영혼의 죽은 몸을 떠난다. (아니면 그냥 탈수 현상인가.)
사람이든 생명이든 영혼이든
죽은 사람의몸에서 풀려나
공간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무게여
멀리 또는 가깝게 공증을 오가다
숨소리로 만나면 뭉개어 구름도 되고
겨울의 너에게는 눈발 되어 날린다.
그렇구나, 뼈저리게 그리운 무게여
내리는 비를 보면 뺨부터 젖고
눈발을 지나야 네 몸에 이른다.
사랑이든 생명이든 영혼이든
한번쯤 혼자가 된 너를 만나고 싶다.
혼자 있는시간도 만나고 싶다.
눈썹 긴 야생의 노란 들꽃들,
나이 들어 마디마디 아픈 두 손을 가리고
이제 알겠다, 왜 저곷이 흐느끼고 있는지
바람 같은 형상으로 스쳐가는 것 보며
아쉬운 한기로 왜 고개 숙이는지.
.............................................................................................................................................[잡담 길들이기 8] 전문
마종기 시인은 의사였기 때문일까. 그의 시를 보면 죽음과 관련된 외로움이 많이 나온다. 그는 아마도 죽어서도 사람은 혼자이기 어렵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번쯤 혼자가 된 너를 만나고 싶다"고 말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가 의사시절에 치료했던 환자들이 병에 시달려 죽거나 외로워 힘들어 하거나 그런 모습을 보고 그는 이런 시를 썼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인간이 외로워 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모습일 것이다. 누군가와 같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은 외롭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그 상대방이 나와 같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빈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인은 그런 빈공간에서의 "나"를 만나고 싶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
사랑이 떠나버린 그 무게를 가진 자, 어떤 생명력을 잃어버린 시체 같은 그 무엇, 시인은 그 관계를 슬퍼하면서도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에 차라리 혼자인 "나"를 만나 그 부족하지만 부족하리 만큼 사랑스런 "나"를 감싸안고 싶다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덧글
열대야 2009/06/12 22:36 # 답글
고양이 포스팅을 보고 왔습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고양이도. 그리고 시도.좋은시를 보면 복사해서 워드에 붙여넣기해서; 출력하곤 합니다. 고마워요;
간이역 2009/06/13 17:10 #
네....출처만 밝혀주신다면...^^